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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인플레이션으로 멸망한 로마의 역사

국가화폐가 일으킨 대형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로마 제국 붕괴입니다.

기원전 46년 율리우스 카이사르(줄리어스 시저)는 본인 얼굴을 본딴 금화를 만들었습니다.
로마 제국이 만든 금속화폐는 실제 이 무렵부터 광대한 제국 안에서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카이사르의 뒤를 이은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기원전 23년에 동화, 아연화, 은화, 금화의 품질을 통일했습니다.
이 때 정비된 화폐제도는 이후 300년이나 유지됩니다.

로마제국이 금속화폐를 주조하기 위해서는 제국의 영역을 확장해야 합니다.
또 새로 점령한 영토에서 금과 은을 약탈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국의 군사력을 가지고 있어도 영역 확장이 쉽지 않아, 침략한 국가에서 재물과 금, 은을 압수하는 일이 잘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로마 제국은 영역내에서 징수한 세금으로는 제국 예산을 전부 조달하기 힘든 상황이 닥쳤습니다.

문제는 세수입만이 아니었습니다.
로마 제국이 주조해 발행하는 은화는 기원전 176년에 점령했던 마케도니아의 은광에서 생산되던 은이였습니다.

그런데 은 생산량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금이야 애초부터 생산량이 한정된 자원이니 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로마 제국은 후기에 이르기까지 국가 예산의 80%를 세금으로 채웠습니다.
세금으로는 예금의 60%도 충당하지 못하는 2022년의 한국보다 재정이 좋은 셈입니다.

로마 제국도 20%에서 30%정도는 예산이 모자랐기 때문에 어떻게든 부족분을 채워야 했습니다.

로마 제국은 가격이 저렴한 주화를 대량으로 주조하는 방식으로 예산 부족을 대처했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주화는 금과 은의 함유량이 적게 들어간 금속화폐입니다.

오늘날의 한국과 똑같은 상황입니다.
한국 은행이 발행하는 원 지폐는 국채를 대량으로 떠안고 있어서 날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원 약세 추세에 있습니다.

로마 제국 황제들은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서 점점 더 싸구려 주화를 주조하기 시작했습니다.
네로 황제는 과거 건국 64년때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정한 화폐의 금 함유량을 4.5%를 줄였습니다.

은 함유량은 11%를 줄였습니다.

117년이 되어 트라야누스 황제는 은 함유량을 또 15%까지 줄였습니다.
180년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25%까지 줄였습니다.

셉티미우스 황제는 45%까지 줄였습니다.
카라칼라 황제는 50%까지 은의 비율이 줄었습니다.

이제는 은 함유량이 거의 없는 이름만 은화인 돈을 주조하게 되었습니다.
은이 1%~2%만 함유된 쇠를 은화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겉면에 은을 입히기만 한, 명칭만 은화인 셈입니다.

저렴한 주화를 마구 찍어낸 로마제국에서는 무슨 일이 생겼을까요?

화폐를 지나치게 생산하여 돈의 가치가 끝없이 추락해 물건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것입니다.

물가는 금과 은의 함유량이 줄어든 만큼만 상승하지 않고 두배, 세배로 상승했습니다.
심지어 가격이 10배로 뛴 일상 용품까지 생겨났습니다.

이런 인플레가 로마를 붕괴로 이끈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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